전문의 칼럼 - 이기일 원장(노블안과)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가장 잘 어울리는 안질환은 단연 ‘녹내장(綠內障)’이다. 내과질환으로는 고혈압이 초기 증상이 없다는 면에서 유사하다.

눈의 형태와 압력을 유지하는 것은 ‘방수’의 출구(섬유주)가 막히는 것이 녹내장 발병의 주요 기전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안압이 정상범위인 ‘정상안압 녹내장’이 전체  환자의 2/3를 차지한다. 40세 이상의 인구의 약 3~4% 정도가 녹내장을 앓고 있다.

특히 녹내장은 초기와 중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는 것으로 유명하고, 증상이 발생하면 이미 말기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욱 주의를 요한다.

따라서, 성인이 되면 반드시 연 1회 이상 안압과 안저촬영을 포함한 안과 정밀검진을 권해 드린다. 초기 녹내장을 발견하면 ‘로또 당첨’에 준하는 행운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처럼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진단이 되면 남아있는 시신경(주로 신경섬유세포층) 부분을 보존하기 위한 치료를 비교적 경미하게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평균적인 안압을 적정 수준으로 낮추어서 시신경을 평생 유지하고 보존하는 것이 치료의 목적이다. 주로 안약(안압하강제), 레이저, 수술(미니스텐트, 밸브삽입술 등)이 녹내장 치료의 주된 방법이다.

최근에는 ‘SLT(Selective laser trabeculoplasty) 레이저’라는 통증이 없고 효율적인 치료가 개발되어 안약 점안과 병행했을 때 녹내장의 진행 억제에 큰 도움이 된다.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수술에 비해 가성비가 매우 좋다고 하겠다.

녹내장 말기에는 주변부 시야 전체가 사라지고 터널 출구와 같은 작은 중심시야만 남게되는데 이를 터널 시야(Tunnel vision)이라고 하며 매우 안타까운 상태이다. 100세 시대를 함께할 우리의 소중한 눈! 차량 점검하는 시기에 꼭 매년 정밀 눈검진도 함께 챙기시어 밝고 건강한 삶을 누리시길 바란다.

저작권자 © 혜인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